세계지도를 보면 남아메리카의 동쪽 해안과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이 어딘가 맞물릴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모양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대륙이 움직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설득력 있는 설명에는 서로 다른 종류의 증거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는 사람이 쉽게 볼 수 없는 바닷속 암석에 담겨 있었다.
해저에는 길게 이어진 산맥인 중앙해령이 있다. 이곳에서는 마그마가 올라와 식으면서 새로운 해양 지각을 만든다. 일부 광물은 암석이 뜨거울 때 지구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암석이 충분히 식으면 당시 자기장의 방향에 관한 기록이 남는다. 돌이 일종의 오래된 나침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나침반이 항상 지금과 같은 방향을 가리켰던 것은 아니다. 지질학적 과거에 지구 자기장의 극성은 여러 번 바뀌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시기에 굳은 암석은 서로 다른 자기 기록을 갖는다. 여기서 자기장의 변화와 지리적 북극의 위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지구 자기장의 극성에 대한 기록이다.
해저의 자기를 조사하자 놀라운 무늬가 드러났다. 중앙해령의 양쪽에 현재와 같은 극성, 반대 극성을 기록한 띠가 번갈아 나타났다. 더욱 중요한 점은 그 배열이 양쪽에서 대응한다는 것이었다. 한 줄의 우연한 무늬보다, 중심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는 규칙적인 무늬가 훨씬 강한 단서가 되었다.
해저 확장은 이 무늬를 설명한다. 해령에서 만들어진 지각이 양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새로운 지각이 가운데를 채운다. 자기장의 극성이 바뀌면 이후에 생긴 암석에는 다른 기록이 남는다. 긴 시간 동안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양쪽에 띠 모양의 기록이 쌓인다. 벨트가 양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이며 무늬를 받아 적는 모습을 떠올리면 쉽다.
암석의 나이를 확인하는 방법도 중요했다. 자기 무늬만으로는 “어떤 순서였는가”에 가까운 정보를 얻지만, 연대 측정을 연결하면 “언제였는가”를 따질 수 있다. 해령 가까이의 암석이 젊고 멀어질수록 대체로 오래된다는 증거와 자기 기록은 함께 해저 확장 설명을 뒷받침했다. 한 가지 관찰에 기대던 이야기가 여러 증거가 맞물리는 설명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해양 지각이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지구 표면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 판구조론에서는 다른 지역의 섭입을 통해 해양 지각이 지구 내부로 들어가는 과정도 설명한다. 만들어지는 곳과 사라지는 곳을 함께 보아야 전체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
돌은 글을 쓰지 않지만, 만들어진 환경의 흔적을 간직한다. 과학자가 읽는 것은 돌의 의도가 아니라 그 흔적들 사이의 관계다. 과거를 아는 방법은 과거로 직접 돌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지금 남아 있는 기록들을, 서로 모순되지 않는 하나의 설명으로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